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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그럴 리가 없는데…….’ 백인화의 전음은 소어에게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왔다.
현경의 경지로 펼쳐지는 십초무적공을 보고 싶다!
듣기에 따라 여러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었으니까.
하나 다행히.
[허허! 왜? 진 소협은 노부와 한 판 붙고 싶은 모양이지?] [어휴! 끔찍한 소릴 하시네. 어르신! 제가 아무리 자신감 충만하다지만 사람 가려서 들이댑니다. 어르신과 붙었다간 뼈도 못 추릴 텐데요.] [겸손이 지나치구려.] [제가 하고 싶은 말입니다만. 크크큭.] 소어는 웃으면서도 한편으론 백인화의 능청스러움에 혀를 내둘렀다.
소어가 본 백인화의 무공은 결코, 자신의 아래가 아니었다.
말인즉슨, 순수한 무공의 측면만 봐도, 백인화는 당금 강호의 최고수 반열에 오를 수 있다는 것.

게다가, 신비로 점철된 공능과 지혜를 감안하면 백인화야말로 진정, 파워볼사이트 당대 최고의 기인이 아닐까 하는 심정이었다.
‘일 대 일의 대결에서 백 어르신을 감당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어? 으… 은근 구렁이 같은 영감님이라니까.’ 하나 소어는 백인화의 청을 흔쾌히 들어주었다.
내심, 성취의 척도를 확인받고 싶은 마음도 있었고.
[좋습니다. 나중에 우치 형이랑 별채로 찾아갈게요.] [좋소!] ***
미시(未時) 무렵.
약속대로 소어는 전우치와 백인화의 별채를 찾았다.
“어르신. 우치 형. 가시죠.” “어디…?” “어디로?” “만화봉!” 소어가 무공을 선보이기 위해 택한 곳은, 만화봉.
인적이 드문 장소인 데다가 우선 쾌경보로 몸을 예열시킬 요량이었다.
-파파팡!
소어의 신형이 지면을 박차고 하늘을 날았다.

‘가히, 내공의 출력이 달라졌구나!’ 백인화는 파워볼게임 발전된 쾌경보에 감탄해 마지않았다.
하나 놀라움은 이내 더욱 증폭되었다.
만화봉 정상에 오르기 무섭게 소어가 빼곡히 들어선 죽림을 향해.
“호옵… 홉!” 경천동지의 일권(一拳)을 내지른 까닭이었다.
‘……!’ 소어의 주먹이 느릿하게 허공을 유영했다.
때문에, 일견 별 볼 일 없어 보일지도 몰랐으나.
백인화의 눈엔 이처럼 완벽한 권법은 처음이라 느껴질 정도로 그 일권은 무결, 초절의 묘리를 담고 있었다.
쉬이이이잉, 도도하게 흐르는 강물처럼 유(流)하게 쏘아진, 주먹에서 풍점(風點)이 일었다.
풍점은 대기 중 흩어진 자연의 힘을 삼키기라도 하듯, 점차 풍력(風力)을 더해갔는데, 이내 나선형으로 회전하더니 종국엔 거대한 용권풍을 파생시켰다.
“아……!” “와!”
백인화와 전우치가 눈을 휘둥그레 뜨고, 경탄을 터뜨렸다.

그리고….
콰지지지지직!
파파파…….
회오리에 파천연격포의 엔트리파워볼 뇌전이 일렁인다.
일순, 풍뢰(風雷)의 조화가 수백 그루의 대나무를 분쇄하고 죽림은 산사태를 맞은 듯, 파괴되었다.
“권강이 아닌 단순한 일권으로 풍점과 풍력, 뇌전에 이르기까지 세 번의 변화를 거친다라……. 허허…… 허허허!” 백인화는 넋 나간 사람처럼 읊조리다가 소어를 응시했다.
그의 눈은 복잡미묘한 감정의 실타래가 얽히고설킨 채였다.
“어르신…” 소어도 얼떨떨하긴 마찬가지.
만독곡에서 한 차례 힘을 측정한 바 있지만, 그때와 지금은 ‘결’이 달랐다.
‘심연 속에 응축된 영단의 힘이 조금씩 체화되고 있어. 앞으로 1년은 내력의 증폭을 기대해 볼 수 있겠는데?’ 소어는 불과 한 달 만에 확연히 상승한 무위를 그렇게 해석했다.
“감축하오. 고금 이래 진 소협 나이에 그만한 성취를 거둔 자는 손에 꼽을 거요. 심지어, 그대의 사부 모용 대협도 불혹에 다다라서야 그런 권격을 체득했을 터. 이젠 정말 백도 십대고수란 말이 무색하지 않게 되었소.” 백인화가 진심으로 탄복했는지 진중한 음성으로 말했다.
“앗… 어르신…” 그 칭찬은 소어에게 달콤한 당근으로 다가왔다.

모용천과 천마 이후, 소어의 마음속엔 백인화가 최강의 사내였던 까닭.
그 순간.
소어의 머릿속에 문득 잊었던 기억이 스쳤다.
“아! 어르신.” “말하시오, 진 소협.” “주역을 전수해주신다고 하신 말씀… 기억하시죠?” “아…” “시국이 불안정하지만, 틈나는 대로 알려주시면 재미 삼아 배워보고 싶은데. 어떻게 안 될까요? 하핫.” “그럴 생각이었는데, 안 되겠소. 진 소협은 무공에 정진하는 게 나을 듯하니. 주역이란 학문을 익히듯 체득할 수 있는 게 아닌바. 오랜 고련을 버텨야 하니, 많은 심력을 소비할 게 자명하오.” 어이가 없었다.
가끔 신선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현현한 성품을 자랑하는 EOS파워볼 백인화가 한 입으로 두말을 하다니?
하나 그의 결정엔 그만한 이유가 존재했다.
주역을 전수하기로 약속했을 땐, 강호가 태평하던 때.

그러나 무림맹에 사달이 발생했고 소어 역시 현경이란 입신의 경지를 이룩한바.
작금의 상황에서 주역을 전수하는 건, 한가로운 신선놀음이 될 공산이 컸다.
게다가 주역이란 넓은 의미에서 천기(天機)의 통달을 뜻한다.
안 가르쳤으면, 안 가르쳤지, 취미 삼아 가르칠 것은 결코, 아니었던 탓이다.
“아… 어르신…” 소어의 얼굴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히 떠올랐다.
하지만.
‘왜 그 생각을 못 했지?’ 소어의 사전에 포기란 없었다.
주역을 배울 수 없다면?
더 좋은 걸 얻으면 그뿐.
“그럼 어르신! 이렇게 하죠?” “어인 말이오?” “저도 하나만 주십죠!” “……뭘?” “예컨대, 의념을 담아 환영을 창조해내는 법기, 의천필이라든가? 아니면 하늘을 날아다니는 양탄자라든가? 그도 아니면, 내, 법력의 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환단이라든가?” “허허…” 소어는 전우치의 마도구에 부러움을 느껴, 자신도 하나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생각을 떠올린 것이다.
“진 소협은 참으로 실리적인 사람이구려. 허허헛.” 순간, 전우치는 황당무계란 말을 여실히 절감했다.

양심에 털이 났는지, 과욕(?)을 일삼는 소어도 로투스바카라 어이없었지만, 그런 작태를 ‘실리적’이라며 아름답게 해석하는 사부도 황당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좋소. 지금은 마땅한 마도구가 없으니, 훗날 강호가 태평해지면 함께 고려에 가보는 게 어떻소?” “고려요?!” “그렇소. 우도방에 들러준다면, 어울리는 법기 하나를 선물하리다.” “앗… 그렇게까진 안 하셔도 되는데. 주신다면 사양하지 않겠습니다요!” 소어가 난데없이 포권지례를 올린다.
전우치는 혀를 내두르며 고갤 저었고, 백인화는 그 모습마저 기꺼웠는지 웃으며 수염을 쓸어내렸다.
그때.
“아! 그리고 어르신.” “껄껄! 이번엔 또 뭐요?” “백두산엔 고려 인삼이 지천에 깔려 있다던데, 사실인가요?” “흔하진 않지만, 중원보단 많소. 물론 효능도 훨씬 탁월하고.” “흐흐. 고맙습니다.” “……?” 백인화의 눈에 의문이 떠올랐다.
하나 전우치는 왠지 소어의 심중을 알 것 같았다.
‘저놈… 고려에 간 김에, 법기도 선물 받고 인삼도 한가득 캐다가 중원에 팔아치울 생각이야… 무인이 아니라 장사를 했어도 대성할 놈일세. 하…’ 소어의 철두철미한 가성비 정신의 기치 아래 나날이 감탄하게 되는 전우치였다.


무림맹 본청, 맹주실홍련사태의 주최 아래, 정무 회의가 열렸다.
최근, 자주 회의를 거쳤지만, 독을 몰아내고 내력을 회복한 터라, 오늘의 회의는 평소와 의미하는 바가 달랐다.
‘이제 진척을 낼 때가 되었지.’ 또한, 강호를 집어삼키려 했던 1급 공적 집단.
백련교에 대한 처분을 본격적으로 논(論)할 때가 되었기에 회의에 임하는 정파인들의 자세는 어느 때보다 고무되었다.
“저는 각 분타로 간부들을 파견하여 백련교를 방비하고 원활한 연락망을 구축하는 것으로, 초동조치를 취했습니다. 하나, 이제 사태를 수습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백련교를 원천적으로 뿌리 뽑을 책략을 세워야 할 것입니다.” 홍련사태가 말했다.
내력을 되찾은 그녀의 어투에는 당당함과 자신감이 서려 있었다.
그때.
“문제는 백련 교당의 위치와 힘의 진위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적을 섬멸하고자 한다면 정보의 취합 또한, 중요한바. 상황을 분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군사, 제갈혁이 의견을 피력하고 나섰다.

의견이 합치되는 데까진 오랜 시간이 필요할 듯했다.
“내 생각은 다르오. 이미 백련교는 포교 활동을 하고 있지 않소? 하면, 당장 꼬리를 밟아 쓸어버리면 될 일. 노영명이 희대의 고수이자, 공능에 능한 술법사라 하나, 무림맹은 강호의 주류인 정파의 결사 단체요. 한낱 사이비 종교 따위, 일 년이면 능히 소탕할 거요!” 말을 하는 이는, 사일검법으로 위명을 떨치는 점창파의 오선검객, 자로였다.
그의 한 마디가 장내의 도화선이 되었다.


십향연근산에 당해, 그러잖아도 분기탱천해 있던 차라, 자로의 말을 듣고 더욱 흥분한 것이다.
“옳소! 무에 두려워 상황을 분석하고 시간을 끈단 말이오. 우리 청성파는 두렵지 않소. 지금이라도 사천 전역을 이 잡듯이 뒤져 백련교의 꼬리를 밟아 닥치는 대로, 죽이겠소!” “맹주! 오선검객과 종 대협의 말이 맞습니다! 어차피 공적으로 지정된바, 예외 없이 그들을 척살할 게 아닙니까? 당장 전면전으로 가시지요. 본 공동파는 초개처럼 목숨을 던질 각오가 되어 있습니다!” 불씨가 붙기 시작하자, 중인들의 전의는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홍련사태 역시, 사특한 자들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는 성정의 소유자답게 동의를 표했다.
“저 또한 여러분과 같은 생각입니다.” 그러나, 군사 제갈혁의 생각은 달랐다.
“맹주님! 이하 영웅분들. 저 역시 같은 마음입니다. 하나, 백련교는 측정 불가의 전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물러서지 않되, 우리는 영리한 싸움을 해야 합니다.” 그의 말에 이번에는 백도 십대고수 중 1인이자, 화산파의 장문인인, 검성 예종도가 냉막한 음성으로 물었다.

“이를테면? 군사. 대안을 제시하셔야 납득할 거외다. 나 역시, 그놈들을 당장이라도 도륙하고 싶으니 말이오.” 그러자.
“예컨대, 강호무림을 양분한 세력이 어디 어디입니까?” 제갈혁이 예종도를 향해 물었다.
예종도는 찰나 간 고민하더니 이내 눈을 크게 뜨고 되물었다.
“혹시… 군사께선?” “맞습니다. 강호는 비단, 백도의 것이 아니지요. 수많은 흑도는 물론, 새외무림과 무당층에 속하는 집단 또한 상당수입니다. 하나, 백도 전체와 비견될 정도의 천하를 양분할 세력은 단 한 곳뿐.” 그 순간.
“천마신교…” “천마신교!” “천마신교?!” 중인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쳤다.
“하면, 군사께선 천마신교와 백련교를 붙이자는 말씀이시오?” “아닙니다. 현 교주, 위지강은 지략가인바. 결코, 전면에 나서진 않을 겁니다. 외려 무림맹과 백련교의 전쟁을 두 손 놓고 보고 있을 공산이 크지요.” “어부지리를 얻겠단 거겠군.” “맞습니다. 하나 그들로서도 백련교는 눈엣가시일 터. 때문에 저는 최상책으로 그들과의 한시적 협력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
“아하.” “허허! 좋은 책략이군!” 제갈혁의 말에 몇몇 중인들이 일리 있단 표정으로 고갤 끄덕였다.

“하나, 군사. 천마신교가 우리와 힘을 합치려 들겠소? 비록 마교와 암묵적인 평화를 유지해 온 지 오래라 하나, 그들은 근본부터 다른 마교 놈들이지 않소?” “그게 문제지요. 과연 본맹의 외교력으로 한시적 협력을 끌어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백도의 피해를 가늠하는 나침반이 될 겁니다.” 웅성웅성중인들이 저마다 중얼거렸다.
일견, 합리적인 계책이지만, 찬반의 여지가 많은 화두이기도 했다.
그 순간.
“음… 선배님들. 저야 뭐, 합치된 의견에 따라 맹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겠지만 말입니다.” 소어가 불쑥 자리를 털고 일어나, 입을 여는 게 아닌가.
“만약 천마신교와의 협정을 통해 실질적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이 된다면 말입니다.” “…….” “…….” “그 협정. 제가 끌어내 볼게요.” 그러자, 소어에게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진 소협이 어찌?” “진 소협. 이 일은 그리 쉽게 생각할 게 아니네. 아무리 자네라도 무리가 아니겠는가?” 하나 소어는 그저 입꼬리를 말아 올릴 뿐이었다.
“하핫. 그게 말입니다… 사실 천마신교의 부 교주가 저랑 좀 각별한 사이입니다. 이를테면, 친한 형이라고 할까?” ‘진 소협의…’ ‘인맥이…’ ‘정녕 실화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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